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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2023.5.5. 부탄 ▶ 인도 ▶ 한국


안녕하세요. 부탄에서 보내는 마지막 아침입니다. 스님은 지난 4월 4일부터 5월 5일까지 약 한 달간

동남아, 튀르키예, 인도, 부탄을 답사했습니다. 5월 9일에 불심 도문 큰스님 특별법회가 있어서 한국에 잠깐 다녀온 후 다시 동남아를 답사합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인도 아삼주와 부탄을 함께 동행했던 인도 JTS 활동가들이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활동가들에게 이번 인도 아삼주, 부탄 순회일정을 하면서 결정된 지원 사업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 사업들을 진행하기 위해서 사전 조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하는지

세세하게 설명했습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스님.”

활동가들은 육로를 통해 인도 수자타아카데미로 돌아갑니다. 스님은 돌아가는 길에 어려움이 없는지 이것저것을 물었습니다. 오전 8시가 되어 파로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배웅하는 활동가들이 눈물을 보이자

스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울지 말고 자꾸 웃는 연습을 하세요.”(웃음)

1시간 20분을 이동해 파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부탄에서 보낸 열흘 동안 성심성의껏 안내해 준 타시 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6월 샤카디타

세계대회로 한국에 오면 꼭 정토회관에 들를 것을 당부하고 공항으로 들어섰습니다. 부탄 파로에서 출발해

네팔 카트만두, 인도 델리를 경유해 서울로 갑니다.

스님은 공항에서도 비행기 안에서도 틈틈이 원고와 정토경전대학 교재를 점검했습니다.

값싼 비행기를 타다 보니 카트만두를 경유하는 과정에서 1시간이 연착되었습니다. 델리에 도착하니 인도에 살고 있는 김은희 님이 스님 일행이 부탄으로 가기 전에 맡겨둔 짐을 전달하기 위해 공항에 나와

주었습니다.

짐 정리를 하고 공항에서 1시간 정도 기다린 후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내일은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오전 8시에 외국인 불교대학생을 위한 즉문즉설을 하고, 10시에는 불교대학생을 위한 즉문즉설, 2시에는 경전대학생을 위한 즉문즉설, 저녁에는 초파일 점등식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달에 수현사 초청법회에서 있었던 내용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어떻게 하면 화를 안 낼 수 있을까요?

“저는 화가 좀 많은 편입니다. 예를 들면 한일 야구 중계를 보면서 우리나라가 야구에서 이긴다고 저에게 무슨 이익이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온갖 욕을 하는 제 모습을 봤습니다.

‘한낱 공놀이에도 이렇게 화를 내는데 만약 내가 다른 상황에서 화를 참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내 이익이나 권리가 걸린 문제에서 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나에게 손해가 돌아오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화를 알아차리고 다스릴 수 있나요?”

“어제 야구 경기를 보면서 질문자가 응원하는 쪽이 이겼으면 싶었어요, 졌으면 싶었어요?”

“한일전이니까 아무래도 한국이 좀 이겼으면 좋겠다는 탐심이 있었죠.”

“이기고 싶다는 건 내가 원하는 겁니다. 원하는 대로 안 되니까 화가 난 거예요. 아무런 다른 이유가 없어요. 원한다고 다 화가 나는 건 아닙니다. 원하는 것을 꼭 이루고자 하는 집착이 생겼을 때 화가 납니다. 자신이 무엇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집착을 할 때 원하는 것이 뜻대로 안 되면 화가 나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는 겁니다.
우리는 보통 세 번 이상은 못 참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이게!’ 하면서 세 번째에 터지거든요. 그래서 참는 것은 근원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화가 나는 것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이겨야 한다는 집착을 내려놓으면 됩니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면 집착을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불교에서는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을 ‘모양을 짓는다’, ‘상을 짓는다’ 이렇게 표현을 합니다. 그것이 욕망에 기반을 두고 있는 감정인 경우는 ‘탐(貪)’이나 ‘진(瞋)’이라고 표현하고요. 야구경기든 게임이든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나 질문자는 일본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타자가 공을 제대로 못 치거나 투수가 공을 제대로 못 던지는 것을 보면 욕이 나오고 화가 나는 거예요. 놀이라고 생각하고 이겨도 좋고 져도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야구 경기를 봤으면 응원을 하더라도 화가 나지 않아요. 꼭 이익이 걸린 문제에 한해서만 화가 나는 건 아니에요. 우리는 때때로 이익과 상관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도 화내고 싸울 때가 있습니다.
첫째, 화가 날 때는 화를 내기 전에 ‘화가 나는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렇게 직시만 해도 화의 강도가 확 떨어집니다. 화가 터져 나오는 이유는 화가 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화의 뿌리는 질문자가 집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가 날 때 화를 억누르지 말고 ‘화가 나는구나’, ‘내가 승부에 집착하고 있구나’ 이렇게 자각하면 화가 가라앉습니다.”

“제가 주위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좀 더 열악한 환경에서 학교를 다니다 보니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승부사의 기질을 가지고 삶을 살았는 데도 인생이 원하는 대로 잘 안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화도 계속 늘어나고, 그런 욕심들을 관조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님 말씀을 듣고 생각해 보니 사람이 살다 보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그동안 안 해보고 살았던 것 같아요. 물질적인 면에서

절박하다는 생각이 강해서 내가 원하는 대로 돼야 한다는 생각이 좀 강했던 것 같습니다.”

“이기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들 수가 있죠. 저도 한일 야구를 봤다면 우리나라가 이겼으면 했을 거예요. 이기고 싶다는 감정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꼭 이겨야 한다는 것은 집착이라는 겁니다.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어요. 이기고 싶으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꼭 이겨야 한다!’ 하는 것에 집착하면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도 이겨야 한다고 바라기 때문에 반드시 고통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옛 선조들이 남긴 속담 중에 ‘일은 사람이 하고 뜻은 하늘이 이룬다’ 하는 말이 있어요. 승패나 성공 여부를 하느님이 결정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주어진 대로 받아들이라는 의미입니다. 수행적 관점에서 보면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뜻이 됩니다.
직장에서 승진도 마찬가지예요. 일은 자신이 하는 것이지만 승진은 내가 결정할 수 없습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지만, 그것을 평가하는 것은 내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 하잖아요. 그 평가에 연연하게 되는 이유는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평가는 나오는 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회사규칙이나 법에 어긋나면 시정을 요청하면 됩니다. 법에 어긋났다면 고소를 할 수 있고, 회사규칙에 어긋났다면 회사에 이의 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안 받아들여지면 그만이지 어떡하겠어요. 달리 방법이 없잖아요. 화를 내면 자신만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해결됐습니다.”

[원본 출처] https://www.jungto.org/pomnyun/view/84254?fbclid=IwAR1yBCHiP3rAo-_6bDgd9gcRfCWVmI7Jt1t57mtN53_TrwHESnfozb6Dd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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